호찌민 달랏 베트남 여행 [에필로그]

 베트남 여행 에필로그

  베트남 여행기를 마무리 지었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이 있었다. 그때의 감정과 생각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작성했던 여행기를 사진 보정도 하고, 글도 나름(?) 다듬어서 리뉴얼해서 업로드를 했다. 여행이 끝나고 몇 년이 지난 지금, 계획에 없던 에필로그를 써본다.

  베트남 여행은 나의 첫 해외여행이자, 처음으로 혼자 하는 여행이었다. 여행 동기는 이렇다. 대학 생활 중, 스쳐 지나간 친구를 통해 그 영감을 얻었다.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봤다는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여권도 없어서 만들어보고. 근데 왜 그 무더운 여름날, 왜 베트남이었는지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뭘 보고 베트남에 가기로 했던 거지?


  여행 기간은 8일이었다. 호치민(호찌민)에서 1박 후 달랏으로 넘어가서 5박, 그리고 다시 호치민으로 돌아와서 2박 후 새벽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호치민에만 쭉 있으려고 했다. 그런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런 사람은 한 명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여행 카페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은 다 별로라고 그랬다. 나는 그래서 한 곳을 추가하기로 했다. 그렇게 고른 곳이 달랏이다. 달랏은 당시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었다. 그냥 고산지대에 있는, 베트남에서 그나마 시원한 시골 동네이다. 이곳을 고른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나에게 많은 추억과 기억을 만들어준 곳이다.

  아마 나의 첫 여행이라 그런 것 같다. 뭐든지 처음은 중요하고 기억에 남는 법이다.


여행에서 알게 된 사실 1: 혼자 잘 논다.

  이 여행에서 확실하게 알게 된 사실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나는 생각보다 혼자 잘 노는 사람이었다. 여행 가기 전에 내가 이렇게 열심히 돌아다닐 줄은 몰랐다. 잘 논다는 게 술을 잘 먹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는 것이 아니다. 그냥 혼자 지루하지 않게 잘 여행했다는 것이다. 8일의 기간 동안 친구 없이, 가족 없이 이렇게 덩그러니 혼자 먼 곳으로 떠나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여행을 할 수 있을지 상상도 못 했었다.

  혼자 여행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면 '새로운 나를 알게 된다.'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떠나기 전에는 저게 뭔 오글거리는 소리인가 했는데, 왜 그런 말을 하게 되는지,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된다.



여행에서 알게 된 사실 2: 꽤 모험적인 사람이었다.

  베트남 여행에서 알게 된 것 두 번째. 나는 생각보다 모험적이었다. 수영도 못하는데 캐녀닝을 했고, 오토바이를 몰아본 적도 없는데 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다녔다.

  오토바이 시동을 거는 방법조차 몰랐다. 처음엔 시동도 꺼뜨려서 호텔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한테 달려와서는 오토바이 강습을 해주기도 했다. 처음엔 많이 걱정했는데, 나는 생각보다 오토바이를 잘 타는 사람이었다.ㅋㅋ

  하루에 100km가 넘는 거리를 다녔다.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다. 사실 이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오토바이다. 베트남 고산지대를 달리면서 느꼈던 떨리는 순간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다딴라 폭포에서 레펠을 잡고 암벽을 내려오는 사진이다. 이것도 오토바이처럼 할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결국 하기로 한 것이다. 결론은? 대성공.

  이런 경험을 어디서 또 해볼 수 있을까. 레펠, 다이빙, 슬라이드 등 여러 액티비티를 즐기고, 외국인하고 대화도 해보고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
  8일, 길다고 볼 수는 없지만 20살, '초보 성인'이었던 나에게 이 여행은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구체적으로 뭘 배우고 느꼈는지는 설명할 수가 없다. 그냥 그때,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뭔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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