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D3-1/달랏 [달랏 캐녀닝, 다딴라폭포, 리엔호아, 안카페]

 달랏에서의 아침

  전날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아침에도 비구름이 여전히 많았다. 구름이 많은데도 햇살이 참 뜨거웠다. 달랏의 아침은 매일 이뻤고, 비가 오지 않는다면 항상 깨끗했다. 아무래도 시골이고 작은 도시라서 그런 것 같다. 일어나서 창밖으로 동네를 바라보며 5분정도 멍 때렸다.


Lien Hoa


  아침으로는 쌀국수를 먹었다. 쌀국수+콜라 조합이 진짜 괜찮은 조합이다. 내가 묵고 있던 숙소(튤립호텔3)에서 좀만 걸어가면 리엔호아 가게가 있다. 달랏에서는 꽤 큰 가게인데 빵집과 식당을 같이한다. 1층이 빵집이고, 2층이 식당이다. 가격은 3천원쯤? 했던 것 같다. 당시 달랏은 그리 유명하지 않아서 식당의 손님들이 대부분 현지인이었다.

  베트남 물가가 아무리 싸다고 하지만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수는 한국 가격과 별다를 바가 없다. 쌀국수 맛은 호찌민에서 먹었던 것보다 맛있어서 좋았다. 쌀국수 말고도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베트남어도 못하고 아침부터 도전할 용기도 없어서 그냥 쌀국수만 많이 먹었다ㅋㅋ


An Cafe

  밥을 먹고서 카페에 갔다. 리엔호아는 숙소 기준 오른쪽이었고, 이번엔 왼쪽으로 가서 an cafe 라는 곳으로 갔다. 이 카페는 벽돌 담벼락(?) 위에 지어진 카페인데 외관이 감성이 있다. 맨날 지나칠 때마다 이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차도 한 잔 같이 줬다. 식당도 그렇고 카페도 그렇고 베트남에서는 저렇게 차를 기본으로 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달랏 캐녀닝

  아침을 이렇게 여유롭게 먹고 달랏의 메인 액티비티인 캐녀닝을 가려고 준비를 했다. 캐녀닝은 계곡, 폭포에서 레펠을 타고 다이빙도 하고 여러가지 물놀이를 즐기는 액티비티이다. 뭘 하는지는 아래 사진을 보면 감이 딱! 올 것이다. 

  캐녀닝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보통 두 가지 방법으로 예약을 한다.

  첫 번째로, 호텔이나 호스텔 등 숙소에 가서 예약하는 방법이다. 숙소와 캐녀닝 업체가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편하고 빠르게 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로, 직접 캐녀닝 업체에 연락하는 방법이다. 직접 전화를 하거나 찾아가야 하는데 귀찮고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은 조금 더 저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달랏을 돌아다니면서 한국인이 꽤 보였던 호스텔로 들어가 예약했다. 내가 묵고 있는 숙소는 아니었는데 그냥 다 비슷할 것 같아서 예약했다. 가격은 당시 45달러였는데 지금은 훨씬 비싸진 것 같다. 아무튼 예약을 하면 시간에 맞춰 픽업 차량이 예약자들 숙소를 돌면서 픽업을 하고, 다같이 캐녀닝 장소인 다딴라 폭포(다탄라 폭포)로 가게 된다.


  출발하기 전에 이렇게 사진을 찍었다. 한국인은 나 포함 4명이었고 나머지는 이스라엘, 미국 등 서양인이 많았다. 베트남 현지인은 없었고, 혼자 온 사람은 나 뿐이었다ㅋㅋㅋ

  도착하면 소지품을 다 보관한다. 가방은 차에 두고 내린다. 지갑과 핸드폰은 방수 가방에 모두 넣어 가이드가 캐녀닝하면서 하루종일 들고 다닌다. 분실 방지를 위해서라고 한다.

  수영을 못해서 걱정할 수도 있는데 수영을 못해도 캐녀닝은 가능했다. 나도 수영을 못했는데 잘 즐길 수 있었다. 계곡 입산 전, 연습장(?)에서 레펠 타는 법을 교육 받고 연습을 하게 된다. 그리고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수영을 못해도 할 수 있었다.

  수영은 못해도 되지만 기본적인 근력과 체력은 정말 필요했다. 4시간동안 젖은 몸으로 등산을 하고 레펠을 타고, 다이빙을 하며, 물살을 타야 하기 때문이다. 캐녀닝 중 사망사고도 종종 나온다고 한다..

  레펠을 이때 처음 타봤는데 처음엔 되게 헷갈렸지만 몇 번 타다 보니 점점 몸도 풀리고 재밌어졌다. 사진은 가이드가 따라다니면서 찍어주고 나중에 sns로 다 올려주기 때문에 사진 걱정을 안 해도 돼서 좋았다.


  중간 중간 이렇게 다같이 모여 단체 사진도 찍었다. 영어를 좀 잘했더라면 서양인들과 이야기를 더 많이 해봤을 텐데 아쉬웠다. 그래도 한국에서 온 형님들하고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워터 슬라이드 타라고 가이드가 한명씩 보내버린다ㅋㅋ. 사진으로 보니깐 별로 안 무서워 보이는데 한번 타고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기여서 물살이 정말 정말 셌다.

  무조건 해야 하는 건 아니고 선택의 자유가 있다. 한 명은 무섭다고 걸어가는 코스로 내려오기도 했다. 난 그래도 언제 다시 와볼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부 다 클리어 했다!!


  캐녀닝 중 가장 무섭고 짜릿했던 다이빙이다. 정확히 몇 미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8미터 정도 됐을 거다. 사람들 줄 서 있는 곳이 11미터 정도라고 했으니..

  기본높이에서 한번 뛰고 그중에서 다이빙 자세가 좋은 사람들은 11미터에서 뛸 기회를 준다. 나는 가이드가 자세가 별로라고 해서 기본높이에서만 뛰었다ㅠ

  놀이기구 같은 건 다 잘 타는 편이지만 다이빙은 정말 무서웠다. 내 인생 첫 다이빙이었는데 뛸까 말까 정말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하고 뛰었다. 생각보다 공중에 떠 있는 순간이 너무 길어서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그래도 한 번쯤은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달랏 캐녀닝의 하이라이트는 다이빙이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레펠 하강에 익숙해진 모습


  이게 캐녀닝의 마지막 코스이다. 가이드가 washing machine 코스라고 소개했는데, 사람이 줄에 매달려서 빨래처럼 빨아진다고 그런 별명을 붙였다고 했다. 레펠타고 바로 내려오지 말고 매달려서 세탁을 즐기고 내려오라고 했다.

  나는 진정한 세탁을 맛보기 위해 저 상태로 10초 정도 있었다! 내려왔는데 사람들이 내가 기절한 줄 알았다고 걱정을 했다ㅋㅋ 물살이 그만큼 셌다. 얼굴이 얼얼했다.

  이 코스까지 마치면 등산을 한 30분 해야 한다. 물에 젖은 신발을 신고 구명조끼와 헬멧을 차고 장비를 두른 채로 30분을 등산해야 했다. 그것도 계속 오르막길!! 이 시간이 가장 힘들었다. 비도 왕창 내려서 숙소에 돌아오니 완전 거지가 따로 없었다.

  캐녀닝이 위험하긴 한데 그래도 달랏에 갔다면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달랏은 폭포로 유명한 곳인데 그중에서도 유명한 다딴라 폭포를 깊은 곳까지 경험할 수 있고 한국에서는 해보기 어려운 액티비티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 정도 캐녀닝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한다.

  아 그리고 점심도 가이드가 제공했다. 빵, 과일, 샐러드 등 여러 가지 가져와서 든든하게 먹었다. 이걸로 반미를 만들어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베트남에서 반미를 참 많이 먹었지만 이때 만들어 먹었던 반미가 가장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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