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D2-1/쉴트호른 [인터라켄에서 쉴트호른 가는법, 라우터브루넨, 뮈렌, Schilthorn]

 쉴트호른으로!

  아침에 정신없는 숙소에서 대충 씻고 짐을 챙겨서 나왔다. 화장실이 1개 있는 12인실 도미토리에서는 뭐든지 잽싸게 해야 했다.ㅋㅋ 이날도 전날처럼 하늘에 구름이 엄청 많았고, 비가 내렸다. 쉴트호른에 가려고 계획했는데, 산에 올라가서 아무것도 못 보고 내려올까 봐 걱정이 많이 됐다. 스위스는 정말 날씨가 중요하다. 혼자 하는 여행이어서 날씨가 정말 정말 중요하다..!!

  비가 오면 인터라켄에 있으나 쉴트호른에 올라가나 할 게 없는 건 매한가지라고 생각했고, 어짜피 스위스 패스로 공짜로 올라갈 수 있으니깐 가보기로 했다.


COOP에서 아침밥

  아침은 대충 쿱(coop)에서 해결했다. 빵과 주스를 사 먹었다. 스위스가 물가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빵이나 물, 주스 같은 마트 식품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나는 주로 마트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에비앙은 한국보다 쌌다. 대신 교통, 식당, 숙박, 입장권이 많이 비싼 편이다.



인터라켄에서 쉴트호른 가는 방법

1. 인터라켄 동역(Interlaken Ost) -> 라우터브루넨 역 [기차]

2. 라우터브루넨 역 -> Grütschalp (그러취알프, 그뤼치알프) [곤돌라]

3. Grütschalp (그러취알프, 그뤼치알프) -> 뮈렌(뮤렌) [산악열차]

4. 뮈렌(뮤렌) 곤돌라 승강장까지 걸어가기 [도보 15분]

5. 뮈렌(뮤렌) -> 비르그(Birg) [곤돌라]

6. 비르그(Birg) -> 쉴트호른 [비르그에서 곤돌라 환승]

  가는 방법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이렇게 된다. 이 모든 구간이 스위스패스로 무료로 가능하다. 그리고 쉴트호른은 여러 번 사용이 가능했다. 참고로 나는 이날 날씨가 너무 아쉬워서 며칠 뒤 쉴트호른에 한 번 더 올라갔다.ㅋㅋㅋ



  인터라켄에서 한 방에 갈 수는 없지만, 구간 구간 환승하면서 볼거리가 있었고 지겹지 않았다. 우선 기차를 탔다. 어제 하루 타봤다고 제법 기차역이 익숙해졌다.ㅋㅋ



  첫 번째 목적지는 라우터브루넨이다. 인터라켄이나 융프라우처럼 필수 관광지는 아니지만, 이쁜 마을과 폭포로 꽤 유명한 곳이다. 기차를 타고 달렸다. 비는 그쳤는데 여전히 흐렸다. 기차에서 제발 날씨가 좋아졌으면 빌고 빌었던 기억이 난다.ㅋㅋ



  라우터브루넨 역에 도착했으면 여기서 내려야 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내렸다. 인터라켄도 스위스 느낌이 물씬 났지만, 여긴 더 스위스스러운 곳이었다. 동네가 크지 않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있고, 동화 속 마을 느낌이 난다. 이곳을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일단 바로 쉴트호른으로 가기로 했다.

  기차역에서 2분 정도 걸어가면 곤돌라 역이 나온다. 



  역에서 줄을 서서 곤돌라를 타면 된다. 근데 새치기가 상당히 많았다. 올라가면서 풍경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내려가는 쪽 창문에 찰싹 붙었다. 근데 날이 너무 안 좋아서 딱히 볼거리는 없었다.ㅠㅠ



  그래도 비는 그쳤었는데 올라가다 보니 비가 막 내렸다. 곤돌라를 타고 그러취알프까지 올라가면 된다.



  비가 와도 풍경은 좋았다. 지금 생각하면 나름 색다른 경험이었다.



  어째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보이는 게 점점 없어졌다. 곤돌라에 같이 탄 사람들의 표정이 점점 안 좋아졌다.ㅋㅋ

  그러취알프에서 뮈렌으로 가는 산악열차를 타면 되는데, 안내가 잘 되어있으니, 안내판을 따라 그대로 올라가면 된다. 여기서 꿀팁은 왼쪽 자리에 앉는 것이다. 오른쪽은 산에 막혀서 보이는 게 나무밖에 없지만, 왼쪽은 뚫려있는 곳이라서 설산 풍경을 감상할 수가 있다. 근데 이날은 날씨 때문에 어디에 앉든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뮈렌(뮤렌)

  산악열차에서 딱 내리니 이런 풍경이 펼쳐졌다. 원래 뮈렌은 '동화 속 마을', '스위스의 숨은 진주' 이런 이쁜 수식어가 붙는 곳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곳의 첫느낌은 '귀신 나올 것 같네'였다.. 안개는 자욱하고, 가게는 다 문 닫고, 사람도 없고.. 아무튼 여기까지 온 거 끝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다.



  뮈렌에서 다시 곤돌라(케이블카)를 타러 가야 한다. 산악 기차역에서 곤돌라 역까지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곤돌라 승강장으로 걸어가는 길이다. 스위스 시골 마을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원래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한 곳인데 사람이 없어서 여유롭게 산책하고 사진을 찍었다. 가다가 한국인을 한 분 만났는데, 쉴트 호른에 지금 올라가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포기해야 할지 토의를 10분동안 했다.ㅋㅋ 그분은 고민 중이라 해서 나는 그래도 올라가 보는 게 맞다고 얘기를 했는데 올라가셨으려나 모르겠네ㅎㅎ..



  구름이 잠깐 걷히면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이때 날씨가 좋았더라면 진짜 엄청났을 텐데 하며 엄청 아쉬웠다.



  쉴트호른을 보러 가는 데에는 최악의 날씨였지만, 뮈렌의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웬 대형 체스판이..?!?!



  뮈렌의 대표 포토스팟인 통나무 그루터기이다. 인터넷에 스위스 여행 사진을 찾아보면 이곳이 정말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인기 있는 포토존이고, 사진을 찍으려면 긴 줄을 서야 하는 곳이다. 심지어 구글맵에도 포토존으로 따로 표시가 되어있는 곳이다. 긴 줄을 서야 하는지는 어떻게 아냐고? 며칠 뒤에 한 번 더 올라왔기 때문이다!!ㅋㅋ



  뮈렌 곤돌라 승강장에서 한 번 더 곤돌라를 타고 비르그(Birg)까지 가야 한다. 분명 뮈렌 올라오는 산악열차까지는 사람이 많았는데, 다들 포기를 했는지 비르그에 올라가는 곤돌라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여기까지 올라오니 한기가 확 느껴졌다. 바람막이 한 개만 들고 와서 좀 추웠다.ㅋㅋ

  비르그까지 왔다면, 마지막으로 곤돌라를 갈아타고 올라가면 마침내 쉴트호른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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