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D3-2/몽트뢰 [인터라켄에서 몽트뢰, 골든패스라인, 스위스 기차여행, Montreux]

 슈피츠에서 몽트뢰

  슈피츠에서 쯔바이짐멘으로 가는 기차로 갈아탔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이 기차를 타려는 여행객이 정말 많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을 자리가 없었다. 계속 칸을 옮겨 다니다가 드디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근데 열차 칸을 완전히 잘못 잡았다. 애들이 진짜 너무너무 시끄럽고 뛰어다니고 난리를 쳤다.ㅋㅋ 무슨 컵스카웃트 그런 느낌이었는데, 기차 한 칸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점령을 해버렸다. 옆에 선생님들이 신경도 안 써서 너무 시끄러웠다.

  그리고 내가 신기하게 생겼는지 계속 쳐다보고 자기들끼리 수군수군 하기도 했다. 뭐라 하기 좀 그래서 정색하고 째려보니깐 몇 명이 다른 자리로 도망쳐버렸다.ㅋㅋ


  칸을 또 옮겨볼까 고민했지만, 다리도 아프고 자리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참았다. 바깥 풍경에 집중하면서 스위스 경치를 감상했다. 이틀 내내 흐리다가 쨍쨍한 날씨를 봐서 신이 났다~~

  그림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진짜 이렇게 생겼다. 너무 그림 같아서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이 기차에서 밖을 보며 멍때리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다시 볼 수 있을까?

  쯔바이짐멘에서 내려서 다시 기차를 탔다. 한 칸 전체에 나 혼자 있기도 했다.ㅋㅋ 많아도 10명을 넘은 적이 없었다. 조용해서 바깥 풍경을 감상하기도 좋았다. 아무튼 한 칸을 전세 낸 기분으로 창문을 열고 팔도 내밀어보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온 세상이 푸르렀다.

  취리히나 제네바는 건물 대부분이 일반 빌딩인데, 여기는 산이 많아서 그런지 나무집이 많다. 샬레라고 불리는 전통 가옥 형태다.


  근데 기차를 타고 가는데 사람이 정말 너무 없었다. 이 기차가 몽트뢰로 가는 기차가 맞는지 계속 의심이 돼서 지도도 찾아보고 SBB 앱으로 기차를 수시로 확인했다. 정확하게 몽트뢰로 가고 있었다. 그래도 너무 이상해서 골든 패스 기차를 검색해 봤는데 내가 타고 있는 기차와 모양이 좀 달랐다.

  인터넷에 올라온 골든 패스 기차는 창문이 크고 금색 칠이 되어있는 기차였다. 근데 내가 타고 있는 기차는 그냥 일반적인 기차였다.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골든패스 칸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창문으로 뒤를 보니 역시 골든 패스 칸이 따로 있었다. 그래서 저 칸으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이 칸에서 저 칸으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ㅠㅠ

  어쩔 수 없이 그냥 일반 칸에 계속 타고 갔다. 이제야 왜 이렇게 사람이 없었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ㅋㅋㅋ 다 저기 타고 있었겠지..


  순간적으로 약간 우울해졌다. 근데 일반 열차 칸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일단 말했다시피 사람이 거의 없어서 너무 좋았다. 한 칸을 전세 내고 조용하고 자유롭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창문을 열 수 있어서 좋았다. 파노라믹 열차 칸은 창문을 열 수가 없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달렸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무튼 기차를 타고 몽트뢰로 계속 달렸다. 달리다 보니 인터라켄하고는 확실히 뭔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근데 계속 산하고 풀밭만 보다 보니 배부른 소리지만 약간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ㅋㅋ

  샬레가 많이 모여있는 시골 마을~~

  초록색 산 풍경에 약간은 지루해졌을 때 갑자기 탁 트인 풍경이 펼쳐졌다. '우와...'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산만 보다가 호수가 쫙 펼쳐지니 너무 좋았다.

  샬레만 보다가 현대 건물들이 튀어나왔다. 확실히 도시적인 느낌이 확 풍겼다. 호수가 정말 크고 파랬다.

  몽트뢰 기차역 사진은 깜빡하고 찍지 못했다. 아무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골든 패스 구간을 거쳐서 몽트뢰에 도착했다. 골든패스 구간은 예능에도 많이 나와서 유명해졌고 인기가 많아졌다고 한다. 머물렀던 인터라켄이랑 분위기가 확 달라서 기대가 되는 마음으로 기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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