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D3-2/달랏 [달랏 대성당, 크레이지 하우스, 윈드밀카페, 달랏 야경]

달랏 구경

  캐녀닝을 끝내고 방에서 뻗어있다가 시간이 좀 많이 남아서 다시 나왔다. 동네 구경을 여유롭게 좀 해보기로 했다. 비가 엄청나게 내린 직후라 냇가 물이 많이 불어나 있었다. 달랏도 호찌민처럼 오토바이가 참 많다.

  달랏은 신호등이 없는 대신 로터리가 굉장히 많다. 모든 길과 길이 만나는 지점에 로터리가 있다. 신호등도 없고 횡단보도도 없어서 처음엔 길 건너는 게 되게 어려웠는데 좌우만 잘 살피고 천천히 걸어가면 알아서 잘 비켜준다. 하루 지나니 바로 적응이 됐다. 달랏의 감성에는 로터리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쑤언흐엉 호수

  서울에 한강이 있다면 달랏에는 쑤언흐엉 호수가 있다. 엄청 커서 강인 줄 알았는데 호수이다. 달랏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잘 보면 왼쪽에 보라색 건물이 있는데 레스토랑이다. 궁금해서 한번 가봤는데 건물 외벽뿐만 아니라 내부도 온통 보라색이었다. 가격대가 꽤 있었고, 현지인들이 많았다. 근데 직원들이 친절하지도 않고 맛도 별로고 양도 별로고 가격만 비쌌다. 비추천!

달랏 니콜라스 바리 대성당


  달랏에는 성당이 꽤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게 이 달랏 니콜라스 바리 대성당이다. 이 성당은 쑤언흐엉 호수 기준으로 남쪽에 있다. 특징은 성당 꼭대기에 십자가가 있는데 그 위에 뜬금없이 닭 모형이 있다는 것이다. 사진상으론 잘 안 보이지만 닭 모양이 십자가 위에 있다.
  그 이유는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곳이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아 프랑스의 상징인 수탉이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성당은 chicken church라고 불리기도 한다. 성당 내부도 들어가 볼 수 있는데 입장 시간이 아니어서 못 들어갔다.


크레이지 하우스

  달랏 성당에서 서쪽으로 쭉 가면 크레이지 하우스가 나온다. 정식 명칭은 '항 응아 빌라'인데 대부분 그냥 크레이지 하우스라고 부르는 것 같다.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여긴 숙소도 운영한다. 1박에 5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근데 특색은 있지만 사람들 막 들락날락하고 시끄럽고 별로일듯하다ㅋㅋ


  입장료는 3천원 정도였다. 표를 받고 들어가면 이런 풍경이 나온다. 이곳 전체가 이런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 크진 않지만 결코 작은 규모도 아니다. 이곳은 세계 10대 창의적인 건물에 뽑히기도 했다고 한다. 
  저녁에 갔었는데 사람이 없는 구역에 갈 때에는 좀 무서웠다. 나처럼 쫄본데 혼자 여행하는 거라면 낮에 가는 걸 추천.. 꽤 높은 위치에서 외다리 구조가 은근히 많다. 여기서 사진 찍다가 핸드폰 떨어뜨리는 사람도 봤다ㅋㅋ 공사하는 구역도 꽤 많아서 위험한 구역도 있었다.
  이런 가정집 방처럼 꾸며진 곳도 있었다. 구석구석 돌아다녀 보니 소파, 탁자, 티비 등 집처럼 꾸며놓은 곳이 많았고 퀄리티가 좋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많이 났다. 실제로 크레이지 하우스는 부자가 건축했다. 베트남 두 번째 대통령의 딸이 기획했다고 한다. 보통 공주라면 이쁘고 우아한 것을 좋아했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괴상하고 특이한 건물을 지었는지 의문이 든다.

  건물 간 이동이 쉽지 않다. 계단하고 다리가 상당히 좁고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무섭다. 계단 오르면서 다리가 후들후들 거렸다. 



  그래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꽤 괜찮은 전망을 볼 수 있다. 비가 왕창 내린 후라 구름이 많고 수증기 때문에 마치 안개도시처럼 보였는데 꽤 분위기가 있었다. 여기까지 올라온 김에 야경이라도 보고 가자는 마음에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기다려봤다. 시골이라 야경이 별로일 줄 알았는데 볼만했다.


저녁 식사

  배가 고팠다. 돌아다니다가 어떤 이름 모를 가게에서 메뉴 두 개와 맥주 한 캔을 시켰다. 원래 여기에 가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그냥 보이는 가게로 들어왔다.
  뭔지도 모르고 일단 시켰는데 그냥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베트남 음식은 메뉴가 달라도 특유의 비슷한 향이 난다. 메뉴를 두 개 시켰는데 두 메뉴의 차이를 못 느낄 정도였다. 소스를 다 같은걸 쓰나?

  맥주는 사이공 스페셜이라는 맥주를 마셨는데, 한국 맥주와는 좀 다르고 특이하면서도 맛있었다.


윈드밀카페

  하루의 마무리로 숙소 근처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lien hoa 근처에 있는 windmil cafe라는 곳인데 꽤 크다. 발코니에서 마셨는데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줄 서서 주문할 정도였다. 현지인들이 많았는데 학생부터 노인까지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야경을 좀 더 보다가 잤다. 캐녀닝도 하고 성당도 가고 크레이지 하우스도 가고 참 많은 일정을 소화했던 하루였다. 이렇게 베트남에서의 세 번째 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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