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D8/호찌민 [호치민 메콩 델타 투어, 메콩강 투어, Five Oysters 식당]

 메콩 델타 투어(Mekong Delta)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은 베트남의 줄기라고 할 수 있는 메콩강을 여행하기로 했다. 베트남 남쪽에 있는 메콩강의 삼각주 미토 지역을 여행하는 당일치기 투어를 신청했다. 나는 전날 저녁에 투어 예약을 미리 했다. '신 투어리스트'라는 여행사가 한국인들 사이에서 좀 유명한 편이라 이곳에 가서 예약했다. 가격은 20 몇만 동이었다. 가격은 정찰제고 선불이며, 전날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메콩 델타 투어 Mekong Delta Tour

  미토는 호찌민 남쪽에 있다.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달려 도착했다. 가이드는 베트남 사람이었는데 한국말을 꽤 잘했다. 투어에 한국인이 많이 있었다. 투어 인원의 3분의 1 정도가 한국인이었다.ㅋㅋ

  메콩강 투어는 이렇게 배를 타고 이동한다. 배를 타고 섬 사이를 이동하고, 각 지점에서 하는 게 정해져 있다. 근데 뭐 특별히 하는 것도 없는데 이동하는 경우가 있어서 좀 귀찮기도 했다. 그리고 비가 계속 내려서 우비를 입고 이동했다.


  미토까지 버스를 타고 갈 때 옆자리에 중국인 할머니가 탔는데 화상을 입은 내 손을 보고 이상한 연고를 줬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약이었지만 일단 발라봤는데, 냄새가 고약했다. 역시 효과는 없었다. 당시 내 손.. 달랏에서 맨손으로 오토바이 탔다고 이렇게 돼버렸다. 결과적으로는 자연치유 돼서 다행이었지만 아프고 따갑고, 벌레 물린 거같이 물집이 막 생겨서 좀 무서웠다. 화상으로 이렇게 된다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었는데..ㅠ


  배를 타고 이동하는데 강이 정말 정말 컸다. 폭은 한강보다 조금 더 커 보였다. 물살이 엄청 빠르고 물이 흙탕물이어서 더 깊어 보여 무섭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위험했다는 생각도 든다. 옛날에 헝가리 유람선 사고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근데 메콩강 델타 투어에서 타는 배는 창문도 없는 오픈된 배였고, 강물은 엄청 깊고 빠르고, 구명조끼도 없었다. 물론 안전요원도 없었다.


  투어 중간마다 강제 쇼핑이 상당히 많이 껴있다. 가이드가 광고도 하고 판매까지 하는데 여기 주민들과 관계가 끈끈한가 보다. 대놓고 high quality imitation(고품질 짭)이라 하면서 판매를 한다.ㅋㅋ

  난 당연히 안 샀다. 투어 하면서 코코넛 캐러멜만 몇 개 샀다.


점심 식사

  점심도 투어에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이상하게 생긴 물고기랑 월남쌈 등 여러 가지 베트남 음식이 나오는데 솔직히 맛은 없었다. 그냥 배 채울 정도로만 먹었다.


  다시 배를 타고 돌아다녔다. 비가 정말 많이 왔다.


  갑자기 마차가 등장?! 메콩강 투어에 이런 걸 왜 넣어놨나 싶었다. 마차를 한 번씩 태워줬다. 팁을 달라고 하는데 난 안 줬다. 사실 투어 비용에 다 포함되어 있는 건데.. 아무튼 마차 자체는 꽤 속도감도 있고 재밌었다.

  아, 마차를 타기 전에 코스가 하나 더 있었다. 베트남 전통 노래를 불러주고 춤을 추는데 정말 정말 허접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웃음을 참느라 애쓰고 있었다.ㅋㅋ


투어 마지막. 나룻배

  이 투어의 마지막 코스다. 나룻배(?) 비슷한 걸 타고 큰 강으로 나가면서 끝이 난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긴 막대기로 땅을 찍어주면서 10분 정도 배를 타고 나간다. 한 배에는 4명~5명이 탔다.

  뭔가 아마존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 색깔도 그렇고 주변 풍경이 악어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고, 재밌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노 젓는 소리와 강물 소리를 들으면서 며칠간의 베트남 여행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 첫 해외여행이, 그것도 혼자 하는 여행이 거의 끝나간다는 생각이 들면서 뭔가 여운이 짠하게 남았다.

  관광객들을 데려다주고 난 후 사공들은 모터를 켜고 돌아갔다. 여기서 약간 깼다. 감성이 깨졌다.ㅋㅋ 노를 계속 젓고 다니기는 힘든가 보다.

  끝나고 사공들이 팁을 거의 강요하다시피 달라고 한다. 10만 동짜리 지폐를 흔들면서 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어떤 한국인이 베트남 돈이 없다고 하니깐 주머니에서 5천 원을 꺼내면서 그럼 한국 돈으로 달라고 했다. 좀 너무했다. 계속 강요하니깐 몇몇 사람들이 팁을 줬는데, 나는 계속 팁 달라고 강요하는 게 맘에 안 들어서 안 주려고 했다.

  그런데 같이 있던 한국인 아주머니가 왜 팁을 안 주냐고 물어봤다. 분위기 깰까 봐 차마 '맘에 안 들어서요'라고는 못하고 그냥 학생이라 돈이 없다고 했는데, 아줌마가 나한테 5만 동을 건네줬다. 계속 괜찮다고 했지만, 아주머니가 이걸로 팁을 주라고 했다. 결국 그 돈으로 팁을 주긴 했다.

  나룻배에서 다시 타고 왔던 큰 배로 갈아탄다. 그리고 투어를 시작했던 미토 선착장으로 돌아간 다음, 타고 왔던 버스를 타고 다시 호찌민으로 돌아왔다. 투어는 오후 5시쯤 끝났다.


  이게 타고 다녔던 배!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저녁

  투어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왔다.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뭘 먹을지 생각하며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호객행위를 엄청 열심히 하길래 들어가 봤다. 가게 이름은 'Five Oysters'이다. 가게 앞에서 아저씨들이 Five Oysters~~~~ 이렇게 계속 소리를 질렀다. 손님도 꽤 많았다. 

  메뉴는 뭔지 모르겠다. 그냥 대충 읽어보고 무난해 보이는 걸로 골랐다.ㅋㅋ 베트남 음식은 전부 같은 소스를 쓰는지 다 비슷비슷한 맛이 난다.

  맥주도 하나 시켰다. 사이공 스페셜이 유명하다. 은근히 맛있다.

  ...
  밥 먹고 맥주를 마시면서 여행의 여운을 느꼈다. 걱정했던 것보다 혼자서 예상외로 정말 잘 놀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즐거웠다. 여행이 좀 짧았다는 생각도 들고 아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드디어 집에 가서 맛있는 거 먹고 편하게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좋기도 했다.

집으로..

  이 저녁 식사가 호찌민, 그리고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식사였고, 나는 숙소에서 쪽잠을 잤다가 바로 새벽 비행기를 탔다. 9일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행 기간인데, 처음 해외에 나가서 나 홀로 여행을 성공적으로 했다는 것이 뿌듯했다. 그리고 이후 지금까지도 이 여행의 여운이 남아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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