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D1/취리히에서 인터라켄 [유럽여행 시작, 취리히 공항, 인터라켄 기차]

 유럽 여행 시작~!

  출국 날이다. 나의 두 번째 해외여행이자, 첫 유럽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이 여행을 위해 한 학기 내내 유럽에 대해 알아보고, 돈을 모으고, 계획을 세웠다. 베트남도 혼자 잘 다녀왔지만, 이번엔 유럽이다. 스케일이 다르다. 여행 기간도 길고, 멀다. 그래서 그런지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뭔가 긴장이 됐다. 

  베트남에 갈 때에는 LCC인 비엣젯 항공을 이용했다. 이번엔 큰맘 먹고 대한항공 직항을 타보기로 했다. 가격이 경유랑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고, 거기에다가 보잉787 기종이었기 때문에 더 타보고 싶었다.

  이번 여행은 인천에서 취리히(IN), 프라하(OUT)에서 인천. 이렇게 코스를 짰다.


기내식

  난생처음으로 기내식을 먹어봤다. 인터넷에는 사람들이 하도 기내식이 맛없다고 해서 걱정이 많이 됐는데, 나는 솔직히 맛있었다.ㅋㅋ 빵, 고기, 비빔밥 등 여러 가지 메뉴가 나왔는데 다 맛있게 남김없이 잘 먹었다.

  비행기를 별로 안 타 봐서 승무원이 주는 것만 받아먹었는데, 옆에 앉은 여자분은 승무원을 자꾸 불러서 맛있어 보이는 걸 이것 저것 시켜 먹었다. 돈을 더 내야 하는 건지, 원래 가능한 건지 모르겠어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나중에 비행기를 타면 용기를 한번 내보기로 했다.

  인천에서 취리히까지는 12시간이 걸렸다. 처음 3시간 정도는 영화도 보고 다큐도 보고 시간을 보냈는데 그 이후에는 거의 잠만 잤다. 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나중에는 잠도 안 와서 멀뚱멀뚱 지도만 계속 쳐다봤다...


스위스 취리히 도착


  고통 끝에 취리히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하는데 꽤 오래 걸렸다. 심사관이 꽤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이름, 나이, 여행 계획, 오늘 뭐 할 건지, 어디서 잘 건지, 다음엔 어디로 갈 건지 등등.. 영어 실력이 부족해 단답식으로 대답해도 다행히 친절하게 잘 받아줬다.ㅋㅋ

  기차역은 한국의 기차역과 비슷했다. 나는 이날부터 스위스 패스를 개시했기 때문에 기차를 아무거나 맘대로 탈 수 있었다. 공항에서 짐을 찾고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온 유심을 갈아꼈다. 시간이 저녁 시간이라 애매해서,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인터라켄으로 향했다. 취리히를 여행하지 못했다는 것이 좀 아쉽긴 했다.

취리히에서 인터라켄으로

  취리히에서 인터라켄 가는 기차를 탔다. 나는 스위스 패스를 미리 한국에서 구매했고, 개시를 했기 때문에 표를 따로 사지는 않았다. 기차만 잘 골라서 타면 되는데 'SBB'라는 스위스 철도청 앱을 이용하면 쉽게 기차를 탈 수 있다. 스위스패스가 좀 비싸긴 하지만, 내 여행 동선에는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해서 스위스 패스를 구매했다.


  기차에서 찍은 사진. 비가 엄청나게 내린 직후라서 구름이 정말 많았다. 해가 지려고 했다. 필터 없이 그냥 찍은 사진인데 이런 색감이 나온다. 진짜 신기했다. 왜 사람들이 스위스, 스위스 하는지 벌써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옆에는 스위스 아줌마가 앉았었는데,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긴장이 조금 풀렸고 내가 진짜 유럽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인터라켄 간다고 했더니, 자기도 스키를 타러 자주 간다고 좋다고 막 얘기를 해줬다.ㅋㅋ


  풍경이 정말 이뻤다. 온통 산이었는데 강원도랑은 조금 다른 느낌.


  물 색깔이 정말 신기했다. 그림처럼 딱 에메랄드빛 파란색이었다. 


인터라켄 동역(Interlaken Ost) 도착

  인터라켄 동역(Interlaken Ost)에 도착했다. 취리히에서 여기까지 2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인터라켄에는 동역(OST)와 서역(WEST) 두 개의 역이 있다.

  두 역 사이의 거리가 멀지는 않지만, 서역보다 동역에 기차가 훨씬 자주 다녔다. 그래서 숙소가 서역에 가까웠지만 이동할 때는 동역을 많이 이용했다.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서. 한국인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인터라켄은 주변 환경과 교통이 좋아서 스위스 여행의 거점이 되는 곳이다.

  근데 첫날부터 재수 없게 계속 비가 왔다. 스위스 여행은 날씨가 정말 중요한데 기분이 별로 안 좋아졌다. 길거리는 깔끔한 느낌이었다. 스위스에 대해 생각했던 이미지와 딱 맞았다. 근데 마차도 많이 다니고 신기한 게 많았다.


  숙소에서 왔다 갔다 할 때 항상 건넜던 다리이다. 이 다리를 참 많이 건넜는데 건널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 강물 색이 정말 오묘하면서 이쁘기도 했지만 무섭기도 했다.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기대는 더 커졌다. 근데 하늘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왜냐하면 다음 날 쉴트호른에 갈 예정이었는데, 비가 계속 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스위스에서 신기했던 게 해가 정말 늦게 졌다는 것이다. 이게 밤 9시의 모습이다. 아직도 밝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간단한 저녁거리와 치약을 사러 나왔다. 치약을 가져오긴 했는데 큰 걸 가져와서 공항에서 뺏겨버렸다.ㅋㅋ

  스위스에는 coop이라는 체인 마트가 있다. 스위스 식당 물가가 정말 비쌌기 때문에 이곳에서 끼니를 많이 해결했다.

  돈을 아끼려고 12인 도미토리에서 잤는데 난민이 따로 없었다. 샤워를 후다닥 하고 빠르게 짐을 챙겨 잠을 청했다. 이렇게 나의 유럽 여행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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