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D5-3/달랏 [코끼리 폭포, Thác Voi, Elephant Waterfall]

 코끼리 폭포(Elephant Waterfall)

  퐁구르 폭포를 뒤로하고 코끼리 폭포를 향해 달렸다. 코끼리 폭포는 퐁구르폭포의 북쪽에 있어서 달랏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렀다 가기로 했다.

  근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엄청난 스콜이 또 올 것 같아서 비 오기 전에 빨리 가야 한다는 마음에 과속을 좀 했다.


링언사(Linh An Tu)

  구글맵 내비게이션으로 코끼리 폭포를 찍고 한참을 달렸다. 분명 내비게이션에는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나오는데 코끼리 폭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주변에 사람 소리와 차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서 여기로 들어오게 되었다. 여기는 링언사라는 곳이었다. 큰 부처가 옆에 있다. 절이 정말 컸지만 나는 여길 보러 온 것이 아니라서 둘러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빨리 코끼리 폭포를 보러 가고 싶었다. 여유가 있었으면 이곳도 구경해 봤을 텐데 아쉽다.

  단체관광객 중에 착하게 생긴 분을 찾아 코끼리 폭포가 어딘지 아냐고 물어보았다. 다행히 그 아줌마가 길을 알고 있었고 친절하게 알려준 덕분에 폭포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코끼리 폭포는 이 사찰 바로 옆에 있었다.

  코끼리 폭포에 가기 위해 일단 절 주차장에 주차비를 내고 오토바이를 주차했다. 


  코끼리 폭포로 들어가기 전이다. 관리가 막 잘 된 건 아니지만 정원이 있었다. 분수도 있는데 버려진 지 오래된 듯..

  입장료도 있었다. 당시 20,000동이었다. 코끼리 형상이 몇 개 있었다.


코끼리 폭포

  수풀 사이로 코끼리 폭포의 시작점을 대충 볼 수 있었다. 원래 물이 이만큼 불어있지는 않는다고 한다. 근데 이전 퐁구르 폭포 포스팅을 보면 알겠지만, 이 날은 좀 특이한 날이었다. 유량이 어마어마했다. 퐁구르 폭포보다는 작았지만 여기도 유량과 유속, 그리고 폭포의 파워가 엄청났다.

  뜬금없이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다. 계속 저렇게 따라다니다가 멀리 가버렸다.


  이게 내려가는 길이다. 캐녀닝 코스와 비슷했다. 너무 미끄럽고, 위험하고, 더러웠다. 내려가는 초반 부분은 갈 만했지만 내려갈수록 길이 엉망이었다.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로 내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간이 있긴 한데 너무 부실하다. 흔들흔들 거리고 밀면 무너질 것 같아서 조심히 내려갔다.


  가는 길에 이렇게 미니폭포가 몇 군데 있었다.
  코끼리 폭포의 모습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한 10분 정도 내려갔던 것 같다. 물은 퐁구르 폭포와 마찬가지로 흙탕물이었다. 빠지면 바로 훅 가는 거다..!! 원래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내려오면서 본 사람이 5명뿐이었다. 그래서 좀 무섭기도 했다.


  좀 더 가까이 가보았다. 가다가 외국인 커플을 만났다. 이 사람들은 아예 판초를 입고 맨발로 내려왔다. 길이 너무 힘들다고 서로 얘기하면서 웃었고, 폭포 얘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낙차가 크고, 유량도 많고, 물도 흙탕물이라 코끼리 폭포의 위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5분 정도 구경하다가 비가 갑자기 또 쏟아져서 바로 올라왔다.

  참고로 원래는 폭포를 더 가까이서 볼 수도 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 그건 물이 없는 건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 길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사람이 아무도 없고, 너무 위험해서 아쉽지만 여기까지 보고 바로 올라가기로 했다.


  물이 상당히 불어나있는 모습..



  내려갈 수 있을 만큼 내려가서 찍은 동영상이다. 물이 너무 많아서 더 이상 가까이 갈 수 없었다. 퐁구르 폭포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확실히 임팩트가 있었고, 가는 길도 정말 스릴 있고 무서운 폭포였다. 여담으로 주변에 코끼리 비슷한 모양의 바위가 있어서 코끼리 폭포라고 부른다고 한다.

  구글맵 리뷰를 보면 깔끔한 모습과 깨끗한 폭포가 흐르는 사진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런 폭포를 보고 싶다면 여름이 아니라 건기인 겨울에 방문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코끼리 폭포를 다 보고 나는 메린 커피농장(Me Linh Coffee Garden)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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